사는 이야기

[서평] 앙드레 지드 '좁은문'

So Good! 2023. 12. 29. 20:58

앙드레 지드 '좁은문' 

중앙출판사 골든세계문학전집 19 1990년 출판

 

어렸을 때, 미처 다 읽지 못했던 기억과 올해가 가기전에 책을 한권은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다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다시봐도 정말 오래된 책이다.

'잘못읽은건가?'라는 생각에 몇번을 뒷페이지로 돌아가 다시 읽으며 생각보다 꽤 오래 이 소설을 읽었다.

이제는 내가 중년이 되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갈피를 못잡는 불안정한 심리의 묘사가 이 소설의 묘미인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시대의 묘사가 잘 되어있는 작품인지 등의 의문이 한편을 다 읽도록 해소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의 느낌과 설명을 찾아보았다.

여러 글을 보며, 이 소설을 읽기전에는 몇가지 준비할 것이 있다는걸 생각해냈다. 

첫째, 이 소설의 배경은 19세기 말이다. 
누군가 사촌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라고 했는데, 그당시까지도 먼 사촌간 결혼이 흠이되지 않았던 시대였고 주인공의 가족들도 그들의 사랑을 지지하였다.

둘째,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작가는 사촌누나와 결혼을 하였다. 아마도 이 소설의 심리적 흐름이 작가의 경험에 비추어 묘사되고 전개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셋째, 알리사(여주인공)는 굉장히 윤리적이며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도대체 이해가 되지않는 알리사의 심리와 행동은 아마도 그당시 유행했던 청교도의 금욕주의적 삶과의 갈등이었을 것이다.



넷째, 좁은문은 성경 구절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마태복음 7장 13~14절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이는 지독한 사랑으로부터 알리사의  안식처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이 소설은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갖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줄거리가 드러날만한 이야기나 내가 읽으면서 고민하게 된 부분의 언급은 하지 않으려 한다.

가슴아픈 사랑에 아파할 수도, 진실한 사랑에 감동할 수도,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도 혹은 불타는 사랑은 아름답지만 날카로움도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을 수도..

몇 년 후에 다시 보게된다면 다른 느낌을 받게 될까?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며 책장에 넣어본다. 아마 이 책이 살짝 밖으로 나와있다면 다시 만날 날이 되었다고 이 책이 나에게 보내는 메세지일지도 모르겠다.